코세척(Nasal Irrigation)
코 속은 점액이라고 불리는 끈적한 콧물이 지속적으로 분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액층에 냄새물질이 녹아들어가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흡입된 공기 중의 병원체나 먼지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게 됩니다.
점액은 수시로 만들어지고 교체되어야 하는데, 하루 동안 코에서 만들어지는 점액의 양은 약 1리터에 달합니다. 생각보다 많지요.
이러한 점액은 코 속 점막에 분포하는 섬모의 작용으로 지속적으로 코 뒤쪽으로 이동하여 침을 삼킬 때마다 식도를 통하여 내려가게 됩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많은 콧물이 목뒤로 흘러가도 별다른 불편이 느껴지지 않지만, 점액의 과잉 분비, 점액 점성의 증가 및 과민하거나 연하가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아 목에 이물감을 유발하는 경우 등은 후비루(postnasal drip)를 일으키며, 경우에 따라 구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구취를 유발하는 후비루나 비강내 질환이 있을 경우 코세척(nasal irrigation; nasal rinsing; nasal cleaning)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코세척은 비강이나 부비동에 식염수와 같은 세척액을 주입하여 물리적으로 코 안의 농축된 점액을 없애줄 뿐만 아니라 점액섬모 기능(mucociliary function)을 증강시켜주고, 점막 부종(mucosal edema)을 감소시키고, 염증 매개물질(inflammatory mediators)을 줄여주는 일종의 보조치료입니다.
코세척은 기원이 오래되어 고대 인도에서 요기들이 수행 전에 정화의 한 방법으로 이용하였다고 하며, 현대의학에서 임상적으로 활용된 것은 20세기 초로 처음에는 주로 내시경을 이용한 부비동염 수술 후 부종이나 염증을 줄이기 위하여 이용되었습니다. 현재는 만성적인 비염, 부비동염(chronic rhinosinusitis), 알레르기 비염(allergic rhinitis), 후비루(postnasal drip), 노인성 비염(aging rhinitis) 및 코막힘(nasal congestion) 등의 여러 비강이나 부비동 질환에 보조적인 치료방법으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코세척에 따른 부작용도 적은 편으로 국소적인 자극감, 가려움, 귀의 통증 등이 보고되었으나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세척에 이용되는 세척액은 주로 체액의 농도와 같은 0.9%의 등장성 식염수(isotonic saline)을 이용하지만, 근래 연구에서는 3%의 고장성 식염수(hypertonic saline)가 섬모의 운동성을 향상시켜 코와 부비동의 관련 증상을 완화시키며 삶의 질(QoL)을 높여주어 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또한 세척액에 스테로이드, 항생물질, 1% 에페드린(ephedrine), 아미노배당체(aminoglycosides) 및 자일리톨(xylitol) 등을 첨가하여 코세척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 효과가 제한적이고 불분명한 부분이 많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적절히 적용하여야 합니다. 그 외에 세척액의 온도를 39~42℃로 맞추어 코세척을 시행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세척을 위한 장비는 치과에서 구강세척에 이용하던 워터픽(water pik)을 응용하여 세척액을 분사시켜주는 장치, 직접 코에 대고 빨아들이는 음압(negative pressure)을 이용하는 세척컵, 스프레이 및 분무형 장치(nebulizer) 등이 이용될 수 있으나, 이 가운데 상악동(maxillary sinus)이나 접혈골동(ethmoidal sinus)에 세척액을 주입하기 유리한 분사하는 방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연구 보고되었습니다.
한편, 한방에서는 이러한 비강질환과 관련된 비구(鼻구), 비색(鼻塞)과 같은 병증을 치료하는데 한약의 복용과 침구치료를 기본으로 하여 몇 종류의 외치법(外治法)을 활용합니다. 한의학 고전에 소개된 것은 주로 한약제의 고형성분을 일정 시간동안 코구멍에 삽입해두는 색비(塞鼻), 비강으로 약액이나 분말을 흡입하는 취비(吹鼻) 및 한약 전탕액을 비강에 방울방울 떨어뜨리는 적비(滴鼻)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현대 한의학에서는 고전에 실려 있는 이러한 외치법을 바탕으로 향기요법, 제조된 약액의 흡입이나 분무법 등을 개발하여 임상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코세척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코세척은 보조적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필요한 약물요법과 함께 병용해야 기대한 효과를 거둘 수가 있답니다.
[코세척 방법]
1. 세척액으로 생리식염수를 준비한다. 약국에서 0.9% 식염수를 구입할 수 있으며, 고장성의 세척액을 만들려면 끓여서 멸균한 깨끗한 물 1리터에 소금 3g (3 티스푼 정도)과 식용소다 1g을 넣어 잘 녹여 만든다.
약국에서 렌즈 세척액을 주는 경우도 있으며, 이것도 사용가능하다.
2. 준비한 세척액의 42℃ 정도로 따듯하게 만들어 코 세척기에 50cc 정도 주입한다. 일반적으로 전자레인지로 30초 정도 가열하여 따듯하게 만들어 사용한다(물론 정확한 온도는 확인 후 사용해야 한다).
코 세척기로는 분사형 장치를 시중에서 구입하여 사용하며, 간단히 관장용 주사기(50cc 주사기)를 약국에서 구입하여 바늘은 제외하고 사용하거나 코세척컵을 이용할 수 있다.
3. 세면대에서 머리를 숙이고 입을 벌리고 세척기의 노즐을 코에 대고 천천히 주입한다. 이때 노즐은 부비동을 향하도록 상방을 향하는 것이 좋으며, 주입 후 세척액이 반대편 코나 입으로 나오게 된다. 주입은 본인이 직접 할 수 있으며 세척액 주입 시 입을 벌려 '아' 소리를 내는 상태를 유지한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세척액 주입시 숨을 참고 침을 삼키지 말아야 한다.
4. 코세척은 아침과 저녁 일일 2회 양측 콧구멍에 50cc 정도의 양을 2번 정도씩 세척하는 것이 좋으며 꾸준히 시행하여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누런 콧물이 배출되는 등 코 증상의 정도가 심하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내복약을 위주로 치료하며 보조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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